교회의 본질

 

웨스트민스터 신앙 고백서 25장에서 "무형의 보편적이고 우주적인 교회는 교회의 머리이신 그리스도 아래서 하나로 모였고, 모이고 있으며, 또 모이게 될, 택함을 받은 모든 자들로 구성된다. 또한 이 교회는 만물을 충만케 하시는 자의 신부이며, 몸이며, 충만이시다"라고 고백하고 있다. 구약에서는 교회를 "여호와의 총회"라 불렀다(신23:3). 히브리어로 교회인 "카할"은 "회중의 모임"을 의미한다(출12:6). 이스라엘 백성은 만민 중에서 택함 받은 백성들로서(신10:15), 하나님의 제사장 나라, 거룩한 백성이 되도록 택함 받은 모임이다(출19:6). 이스라엘 백성 자체가 하나님을 섬기도록 온 민족 중에서 택하여 빼어낸 회중이며, 성도이며, 교회였던 것이다. 신약의 헬라어 "에클레시아"는 히브리어 "카할"의 의미를 지니고 있는 "교회"라는 단어로서, 행7:38에서는 출애굽한 광야의 이스라엘 공동체를 "에클레시아"로 부르고 있다. 또한 신약성경에서 교회를 "성령의 전(고전3:16), 그리스도의 몸(고전12:27 ; 엡1:23), 진리의 기둥과 터(딤전3:15), 위에 있는 예루살렘(갈4:26), 하늘의 예루살렘(히12:22), 새 예루살렘(계21:2)" 등으로 다양하게 부르지만, 모두 "에클레시아"를 전제로 하는 표현들이다. 그러므로 교회를 "하나님께 택하심을 입어 세상으로부터 그리스도 안에서 불러내심을 받은 하나님의 백성"(고전1:2)이라고 정의하는 것이 기본적인 표현이 된다. 즉, 하나님으로부터 그리스도 안에서 부르심을 받아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는 백성들이 교회인 것이다. 그러므로 교회는 하나님의 부르심에 의해 예수를 그리스도로 고백하는 자들로 구성된다. 구약에서는 그리스도에 대한 언약의 하나님을 믿고 신앙을 고백하는 자들로 구성되었고(창17:6-8), 신약에서는 그 예수 그리스도를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로 고백하는 자들로 구성된다(마16:16-18).

 

성경은 이 교회의 성격을 다양하게 나타내고 있다. 첫째는 전투하는 교회와 승리의 교회이다. 이 땅의 교회는 거룩한 싸움을 싸우도록 부름을 받았다. 교회 내외의 적대세력들과 흑암의 영적 권세들에 대항하여 전투를 행하도록 부름 받은 성도들의 모임인 전투하는 교회인 것이다. 반면에 그리스도와 함께 영원토록 다스리는 천상의 교회는 승리의 교회를 나타낸다. 둘째로, 유형교회와 무형교회이다. 구원받은 백성들로만 구성된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교회"와 교회에 등록하고 출석하는 교인들로 구성된 "유형교회"를 나타내고 있다. 그리고 이 유형교회는 성령의 끈으로 연합된 성도들의 공동체인 유기체로서의 교회의 성격과 성도들의 어머니로서 구원의 방편이요, 죄인들을 개종시키고 성도들을 완전케 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조직체로서의 교회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즉, 교회가 그리스도의 신령한 몸이지만 외형적인 조직을 갖추고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목회의 대상인 지교회는 하나님에 의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부르심을 받아 세상과 구별된 성도들의 모임임과 동시에, 하나님에 의해 세상 속에 놓여져진 성도들의 모임인 것이다.

 

이 지교회는 은혜로 주신 직분자들을 통하여 보존되고, 자라가게 하셨다(엡4:11-16). 하나님은 교회가 보존되고 자라가도록 교회에 사도, 선지자, 복음전하는 자, 목사와 교사라는 직분자들을 선물로 주셔서 교회를 세워 나가게 하셨다. 이 직분자들은 성도들로 봉사의 일을 하게 준비시키는 일을 한다. 성도들로 다른 성도들, 다른 지체들을 위해 봉사하게 준비시킨다. 서로간의 봉사를 통하여 "그리스도의 몸"이 건축되어지게 한다. 이 봉사를 통해 신앙의 일치를 이루게 함으로써, 즉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것과 아는 일에 하나"가 되게 함으로써 교회를 세워 나간다. 또한 이 봉사를 통해 각 지체가 온전한 사람이 되게 함으로써 즉, 각 지체가 지체의 역할을 담당하게 함으로써 교회를 세워 나간다. 그래서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 데까지" 이르게 한다.

 

성경은 지교회가 세상 속의 살아 계신 하나님의 교회라고 말한다(딤전3:15). 하나님은 교회가 살아 계신 하나님의 교회이기를 원하신다. "... 이 집은 살아 계신 하나님의 교회요 ...(딤전3:15)" 교회는 인간 중심의 모임이 아닌 "하나님의 교회"이다. 인간의 유익이 우선인 모임이 아닌, 소유주 하나님을 위한 모임이다. 죽은 우상들이 모여 있는 곳이 아닌, "살아 계신" 하나님의 교회이다. 돈, 명예, 지위, 학벌, 가문, 전통, 외모, 네트워크, 이성교제, 레크레이션, 인간관계 등등, 이 시대의 우상들이 중심에 서있는 모임이 아니다. 교회는 살아 계신 하나님이 모든 것을 움직이시는 모임, 활동인 것이다. 교회는 어느 영역을 바라보든 살아 계신 하나님이 보여야 한다.

 

또한 지교회는 세상 속에서 진리의 기둥과 터로써 존재한다(딤전3:14-16). 교회가 존재하는 일차적 목적은 유익을 위함이 아닌 진리 보존에 있다. "... 이 집은 ... 진리의 기둥과 터이니라(딤전3:15)"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가 지키고 따라야 할 진리이다. 진리는 하나님의 말씀이다(요17:17). 바울은 그 진리의 말씀인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 6가지를 소개하고 있다(딤전3:16). 따라서 교회는 이 진리를 지녀야 하고, 진리 수호를 위해 영적 싸움을 해야 한다. 교회는 기둥이 지붕을 떠받치듯이, 터가 전체 건물을 떠받치는 것과 같이, 복음의 영광스런 진리를 떠받치고 있어야 한다. 교회의 모든 활동의 중심은 진리를 떠받치는 것이어야 한다. 바울은 "우리는 진리를 거스려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오직 진리를 위할 뿐이니(고후13:8)"라고 하였다. 기둥과 터의 역할은 잠시 한 순간도 피할 수 없는 기능이다. 예수 그리스도 외의 다른 것을 위해 이동할 때 진리는 무너진다. 교회가 건물, 교인 수, 헌금 액수, 사회적 영향력을 위해 움직이는 순간 교회는 무너지며, 교회의 기능은 사라지게 된다. 진리를 포기하는 대가로 얻는 성장은 하나님을 욕되게 하는 것이다. 정상적인 성장은 진리 되신 예수 그리스도가 얼마나 부각되고, 견고해 졌는가에 있지 집의 외형에 있지 않다. 진리를 받치는 기둥과 터가 견고해 진 후에 다른 사역을 할 수 있다.

 

진리의 기둥과 터인 참된 교회는 세 가지의 표지를 나타낸다. 첫째로, 참된 교회에서는 성경에만 근거한 참된 말씀 전파가 이루어진다. 성경은 "...저희가 사도의 가르침을 받아...(행2:42),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마28:20)"라고 말씀하신다. 둘째로, 참된 교회에서는 성찬식과 세례의 정상적인 성례가 이루어진다. 성경은 "...사람들은 세례를 받으매...(행2:41), ...서로 교제하며 떡을 떼며...(행2:42),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마28:19)"라고 말씀하신다. 셋째로, 참된 교회에서는 교회의 거룩함을 위한 권징이 신실하게 이루어진다. 성경은 "...너희가 회개하여...(행2:38), ...권하여 가로되...(행2:40), ...지키게 하라...(마28:20)"고 말씀하신다. 참된 말씀의 전파는 성경에 기록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에 있다. 참된 성찬과 세례는 말씀의 합법적인 성직자에 의해 이루어진다. 참된 권징은 교회의 거룩을 위해 지체 없이 이루어져야 한다. "외인들을 판단하는데 내게 무슨 상관이 있으리요마는 교중 사람들이야 너희가 판단치 아니하랴 외인들은 하나님이 판단하시려니와 이 악한 사람은 너희 중에서 내어쫓으라(고전5:12-13)"라고 하였다.

 

이상에서 볼 때 이 땅의 지교회는 하나님을 섬기도록 택함 받은 성도들의 무리이며,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 이르도록 자라가야 할 의무를 지닌 성도들의 무리이며, 세상 만물을 그리스도로 충만케 하도록 사명을 받은 성도들의 무리인 것이다. 즉, 교회는 하나님의 택하심을 받은 자들의 모임임과 동시에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사명을 받은 자들의 모임으로서 창조시의 인간 창조 목적과 일치되게 나타나고 있다. 그러므로 지교회는 영적전투의 현장에서 "창조시의 인간에게 주어진 사명의 회복을 위해 택함 받은 성도들의 모임"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나님께서 인간의 창조 목적 회복을 위해 타락한 이 세상 속에 교회라는 공동체를 세워주신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싸울 수 없는 영적 전투의 현장에서 다양한 지원세력, 동역자들과 함께 그 전투를 수행할 수 있도록 교회를 허락하신 것이다.

 

그러므로 교회의 존재 목적은 첫째로, 교회에 속한 모든 성도의 가정이 창조주 하나님을 경배하고 찬양하며, 영광 돌리게 하기 위해서이다. 교회가 각 가정과 개인의 삶 전체의 영적 예배를 통하여(롬12:1-2)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도록 이 땅에 세워진 제사장적 존재인 것이다(엡1:6,12). 하나님과의 수직적인 관계 속에서 하나님의 형상으로서 창2:16-17의 경계선을 아는 참된 예배자들이 모여 함께 하나님을 예배하는 공동체로 부르심을 받은 것이 교회의 첫째 목적이다. 교회는 칼빈이 기독교 강요 4권1장에서 말한 것처럼 이 세상에서 무지하고 게으른 인간으로 하여금 하나님을 예배하는 자가 되도록 돕는 어머니와 같은 곳이다. 교회는 세상과 사탄의 영향 속에서 인간의 결점을 해결해 나가며 인간으로 하여금 믿음이 생기게 하고, 증대시키며, 그 존재 목적에 합당하게 이르도록 돕고 훈련하는 어머니로서 참된 예배자들이 믿음으로 참된 예배에 참예하게 한다. 하나님은 교회의 어머니와 같은 사랑에 의해 복음으로써 변화되고, 양육 받고, 성숙하여 참된 예배 공동체가 되도록 하신 것이다.

 

교회의 두 번째 존재 목적은 땅 끝까지 복음을 전하여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모신 백성으로 이 땅을 충만케 하는데 있다. 창조시 인간은 하나님의 피조물로서 창1:28에서처럼 생육, 번성, 충만의 명령을 부여받았다. 그러나 인간의 타락으로 인해 하나님을 아는 자로서 생육, 번성, 충만을 이룰 수가 없게 되었다. 하나님은 이러한 인간을 긍휼 가운데 택하셔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새 생명을 얻게 하셨고, 그 생명을 통해 생육, 번성, 충만케 하셨다. 마28:18-20의 지상명령처럼 복음을 전하고 가르치고 지키게 하는 증인의 삶을 통해 이 땅을 성도로 충만케 해 나가신다. 교회는 이러한 선지자직을 감당하도록 이 땅에 세워진 것이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과 십자가와 부활의 증인 공동체로서 이 복음을 세상에 전하도록 세상에 보내어진 선교 공동체인 것이다. 교회는 시간적으로 미래를 향하여 그리스도로 충만해 지는 소망을 품고 선교명령, 영적 재생산의 명령을 감당하도록 세상에 보내어진 것이다. 그래서 어머니로서의 교회는 교회의 모든 성도들로 하여금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많은 증거들을 체험케 하여 증인이 되게 한다.

 

교회의 세 번째 존재 목적은 하나님의 청지기로서 만물을 다스리는 왕직을 수행하게 하기 위해서이다. 인간은 창조시 창1:26에서와 같이 만물을 다스리도록 명령을 받았지만 타락으로 인해 그 왕직을 온전히 수행할 수 없는 자가 되었다. 자신이 다스려야 할 영역도 모르며, 대상도 모르며, 그 대상의 속성과 다스림의 목적도 모르는 영적 장님이 되었기 때문이다. 은혜가 많으신 하나님은 이러한 장님 된 우리에게 빛 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 주셔서 영적인 눈을 뜨게 하셨고, 다스려야 할 영역과 대상과 목적을 보고 알게 해 주셨다. 그래서 고후5:17-21에서처럼 왕으로서 다스림의 직책을 감당하는 화목케 하는 직책을 부여해 주셨다. 교회는 궁극적으로 이 화목의 직책을 통하여 하나님께 영광 돌리도록 세상에 세워진 것이다. 만물을 하나님의 뜻에 따라 사랑이라는 방법으로 다스리는 화목의 직책을 감당해 나가도록 세상에 보내어진 것이다. 가정을 중심으로 이 왕직을 수행하도록 교회를 세우신 것이다. 어머니로서의 교회는 이 왕직의 수행을 위해 세상을 성경적 안목으로 볼 수 있는 성경적 세계관을 형성케 하여 문화명령을 감당하게 한다.